미국 드라마를 보면, 너무 바쁜 일상에 점심을 샌드위치 하나로 때우는 사람들이 나오곤 한다. 월가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그곳의 전문가들이라면 의례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듯이 말이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도 그런 모습이 나오던데, 솔직히 난 그런 모습을 믿지 않았다. 나의 짧은 직장 생활에서 충분히 자기 컨트롤을 통해서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생각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좋게 말하면 회사에서 인정(?)을 받아서 일이 쏟아지고 있는 중이라 그럴 수 도 있겠지만, 정말 점심 먹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일이 몰려든다. 주로 책상 앞에 앉아서 글을 쓰면 되는 일인데, 요즘은 대전으로 출장도 자주 다니고.. 하던 일 이외에 이리저리 걸려든 일이 많아서 도대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알 수 가 없다.
사실 최근 직장을 옮기는 걸로 결정이 나서, 이쪽 회사 일을 마무리 해야되는 상황인데.. 이거 어찌된게 오히려 일이 더 많아지고 있다. ㅜㅜ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고 했던가? 그래서 그냥 무덤덤하게 바쁜 삶을 받아들이고 있다. ‘나도 이런 직장생활 한번 해봐야 되지 않겠냐’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아니면, 시간이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럴까? 다음주만 되면 왠만큼 일들이 정리가 될 것 같은데 ..
이렇게 일이 바빠지면서 제일 아쉬운건 역시 블로그에 글을 못 쓴다는 점이다.
우연찮게 괜찮은 웹사이트도 발견했고, 한동안 잊어먹고 있던 일이 생각나서 칼럼도 하나 쓰려 했는데 제목만 써놓고 내용은 쓰지도 못했나보다. 게다가 1주일에 책 한권은 읽고 서평을 쓰겠다 마음을 먹었는데, 아직도 ‘검은 백조(Black Swan)’을 들고 다니며 보고 있다. 정말 마음에 와닿는 내용이라 진도가 느린 탓도 있겠지만 절대 시간 투입량이 부족한게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얼른 예전의 여유를 되찾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