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란 무엇인가?

By | 2008년 9월 21일


남이 하면 투기고, 내가 하면 투자

투자와 투기는 애매한 경계를 나누고 있다. 뭐 그리 어렵냐고 생각할 수 도 있다. 그렇다면 좀더 쉬운 이야기를 해볼까나?

 


부자란 누구인가?


 


이 질문에는 답할 수 있겠는가? 누가 부자인가? 10억 가진 사람? 100억 가진 사람? 1천억 가진 사람? 대한민국 상위 1%? 위 사례와 연결을 시키자면, ‘부자는 나보다 돈 많은 사람들을 일컫는 말 일래나?


 


사실 정답은 없다. 그러나 앞으로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부득불 정의를 내려야만 한다. PB에서는 부자를 이것 저것 다 빼고 10억 자산을 보유한 사람을 부자라고 정의 내리듯이 말이다. 개인적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정의를 남기고 싶었으나, 필립피셔와 벤자민 그레이엄 등 앞선 선배 투자자들이 너무 잘 정리하시는 바람에 딱히 끼어들 틈이 없다;; 


 


투자란 ..


 


투자의 거장 워렌 버펫의 두 스승 중 한 명인 필립피셔는 저서인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2005.08.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by 필립 피셔)’를 통해 투자를 ‘1달러의 구매력을 지키는 것으로 보았다. 시간이 흐르면 인플레이션에 의해 화폐의 가치는 하락하게 마련이다. 10년 전의 천원이 오늘의 천원과 다르듯, 지금의 천원 또한 10년뒤의 천원과는 가치가 다르다. 따라서 필립 피셔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구매력 하락을 막는 것이 투자의 가장 기본이라고 보았다.


 


거기에 워렌 베펫의 또 다른 스승인 벤자민 그레이엄은 저서인 ‘현명한 투자자(2003.11 현명한 투자자 by 벤자민 그레이엄)를 통해투자는 철저한 분석 하에서 원금의 안전과 적절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고,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행위는 투기이다라고 정의했다.


 


, 절대적으로 구매력을 지키는 것을 우선으로 하되 그 투자는 철저한 분석에 기반을 두고 해야만투자라고 불러 줄 수 있다는 뜻이다.


 


투자 = 수익 VS 위험


 


그렇다면 투자는 물가상승률 수준에서만 수익률을 올려야 하는가? 아니다. 그렇지는 않다. 사람들이 착각하는데, 인플레이션 방어 목표는 인플레이션 수준의 수익을 말하는 게 아니다. 투자는 수익과 위험의 함수다. 고로 수익을 언급한다 함은 곧 그에 따른 위험을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아니, 그보다는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방어가 가능한 수준의 (투자 자산) 위험을 목표로 한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테다.


 


따라서 위험만 비슷한 수준이라면 내일 1만 배가 터지는 투자자산에 투자하는 것도 투기가 아닌투자가 될 수 있다.


 


위험


 


그렇담 그렇게 중요한 위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좀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만약 위험을 낮출 수 만 있다면 보다 큰 수익에 대한 투자도 가능할 테니 말이다.


 


기대수익률을 계산할 때 사용되는 CAPM(자본자산 평가 모델)을 살펴보면, 투자를 통한 기대 수익률은 무위험자산 수익률에 위험 자산에 투자한 것에 대한 프리미엄으로 구성된다.


 


E(Ri) = Rf + [E(Rm)-Rf] * β



기대 수익률 = 무위험 투자자산 수익률 + 위험 프리미엄 * 자산의 변동성(민감도)


 


투자론에서 말하는 학문적인 위험이란 곧 변동성을 뜻한다. , 자산의 변동성이 높을수록 위험이 높은 자산으로 분류된다. CAPM에서도 위험의 정도를 자산의 변동성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위험의 사전적 의미는실패하거나 목숨이 위태롭게 할만함. 안전하지 못함 (네이버 사전)”이며, 위험은 여러 분야에서불확실성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 미래는 알 수 가 없기 때문에 그 알수없음에 따른 불확실성이 곧 위험이라는 이야기다.


 


예를들어, 한 주식이 꾸준히 올라갈 수 밖에 없는 사실을 알았다고 할 때, 변동성 측면에서 이 주식의 위험은 채권이나 은행 예금보다 높게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위험을 불확실성으로 인식할 경우, 꾸준한 상승이 확실하다면 위 주식의 위험은 지극히 낮게 되며 그에 따른 수익은 다른 무위험 자산들에 비해 높을 수 밖에 없다.


 


이 위험 인식 기반에 따라 우리가 말하는가치투자자 ‘학계에서 말하는 투자자가 구분된다. , 위험을 변동성으로 해석한 사람들은변동성을 줄이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나섰고, ‘가치투자자들은 위험을 불확실성으로 해석해서 불확실성 제거에 나섰다.


 


위험을 불확실성으로 해석을 했다면, 크게 2가지 방법으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첫번째는 피해가는 방법이다.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미래를 적극적으로 예측하기보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전체 시장에 투자해서 적당히 피해가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ETF를 산다든지,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 아니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 주식에 대한 풋옵션을 매수함으로써 위험을 한정시킨다든지, 역상관관계를 가지는 자산을 통해 적당히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아니면 정말 잘하는 사람에게 맡기던가..


 


두번째 방법은 정면 충돌하는 방법이다. 위험을 불확실성으로 정의했던가? 그렇다면 그 불확실한 것들을 명확하게 만들면 위험은 없어진다는 의미이지 않은가? 좀더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미래를 알게 된다면 위험은 사라지게 된다.


 


워렌 버펫은내가 아는 것에만 투자한다고 말한다. 이 이야기는 불확실성을 최대한 낮춘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워렌 버펫은 코카콜라, 월트 디즈니 등에는 투자했지만 Microsoft, Google 등 자신이 모른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보여주었다. (탁월한 위험 관리 능력이다.)


 


즉, 위험을 피해가지 않고 줄이는 방법은 철저한 정보 습득 및 분석을 하는 것이다. (왜 굳이 위에서 투자를 정의 내리는데철저한 분석이 들어갔는지 이 대목에서 설명이 되지 싶다.) 자신이 투자하려는 자산에 대해 공부하라는 것이다.


 


마무리


 


난 하루 1% 수익률만 추구하는 현실가능하고 겸손한 투자자에요


 


달콤하지 않은가? 먹음직스럽지 않은가? 아니 정말 겸손하고 현실적인 것처럼 보이지 않은가? 그런 생각이 드는 사람들은 당장 엑셀을 켜고 =1.01^250 을 해보기 바란다. (1 250일 가정) 얼마가 나오나? 자그마치 12.xx가 뜬다. 즉 하루 1% 수익률이면 1 1,200%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말이다. 듣기에는 그럴듯한 말이나 이건 1년에 2배는 나야지 주식하는 맛이나지.. 라고 말하시는 아저씨들보다 더 비현실적인 생각이다. 단순히 수익에 집중하다보면 이런 함정에 얼마든지 빠져들 수 있다.


 


실제 사례도 있다. 한달 100% 수익이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투자자들을 유혹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월스트리트에서 놀다온 인물들이라고 밝혔고, 실제 반년 넘게 그들의 말은 거짓말처럼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철장 속에 갇혀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번 언급하겠다. (이것도 상식 선에서 계산기 몇 번 튕기면 100억 자금으로 시작했다는 이 사람들은 자기들 말대로라면 1년 반 뒤에는 한국 주식 시장 전체를 다 차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아주 아름다운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그러기에 이 글을 통해서 ‘돈벌기’가 투자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먼저투자가 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았으면 하는 바램에 귀찮을 정도로 긴 글을 썼다. 수익률이 높기만 하면 장땡인, 수익률 높이는 비법만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흘러 넘치는 시장을 맞서는 사람들을 위해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인플레이션 방어가 가능한 투자자산 수준으로 위험을 낮추고(안전마진), 그 기반으로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는 평범한 원리, 원칙을 이야기 하고 싶다 고리타분하고 지루해 보이는 평범한 원리, 원칙이지만 진정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 비법(?)을 가벼이 여기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노파심에서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더 덧붙인다. 부디 성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부를 안했고 분석을 제대로 못했다면 투자를 쉬기 바란다. 쉬는 것도 투자라는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 매번 지금 투자 안하면 다시는 못 잡을 것 같은 기회처럼 보이지만 기회는 끊임없이 다가온다.


 


IMF때 롯데칠성을 놓친 것이 천추의 한이 된 것처럼 슬펐을지 모르나, 한참 롯데칠성이 올랐다고 한탄할 그 시점에 SK를 샀으면 그 슬픔이 다 가셨을 테고, SK를 몰랐던 자신이 미워질쯤 현대미포조선을 샀다면 가문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급등한 현대미포를 닭 쫓던 개 모냥으로 지켜보던 그때쯤 대한해운에 투자했다면


 


아직 이런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투자 기회는 지금도 있거니와 앞으로도 수도 없이 있다. 버펫이 말했던 것 처럼 주식시장에서 삼진 아웃은 없다. 좋아하는 공을 찾아서 기다리면 된다. 그러니 부디 투자에 대해서, 투자 자산에 대해서 깊이 있게 공부하기 바란다.


 


하버드대 총장이었던 Derek Bok가 했던 말이다.


“If you think education is expensive, try ignorance!”


 


공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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