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신 VS 양신, Win-Win ..

By | 2008년 1월 10일

당 태종 시절, 아주 뛰어난 신하가 한 명 있었다. 군주를 편하게 하고 백성을 행복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인물로, 실리를 중시하던 ‘위징’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한번은 위징이 자신은 충신보다 양신이 될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에 충신과 양신에 대해 물었다. 그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양신은 스스로 훌륭한 명성을 누릴 뿐 아니라 군주에게도 훌륭한 위세와 명망을 가져다주어 자손만대에 이어지게 하는 데 비해 충신은 결국 미움을 받아 주살당하기 십상이고, 군주에게는 혼군이라는 악명을 남겨주며 나라를 망치고 말지요. 결국 충신이 얻는 것은 공허한 이름 뿐입니다.”

….

얼마전 신문에 SKT텔레콤 CEO인 조정남 사장의 인터뷰 기사가 나온적이 있다. 그 기사에 따르면, 사원에서 CEO까지 오른 조 사장은 입사이후 야근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은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42년째 월급쟁이 생활을 하고 있지만 퇴근이 정시보다 늦은 적은 없다. 맡은 일만 잘하면 퇴근시간을 꼭 지킬 필요는 없다. 오래 전 손길승 전 회장이 ‘왜 능력 중 70%만 쓰느냐’고 말해 ‘일을 가지고 얘기하자. 퇴근시간이 중요하냐’고 답한 적이 있다. ‘뭐든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바보다. 일은 빨리 처리하고 나머지 시간엔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

– 매경, 인터뷰 기사 중..

여전히 한국 기업들은 충신을 요구한다. 기업을 위해 이 한몸 불사를 수 있는 헌신적인 마인드를 가진 인재를 원한다. 그러나, 위징이 한 말 처럼 과거를 돌이켜보라. 충신은 결국 자신을 죽게 만든 군주를 ‘악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렇다고 나라를 구했나? 그것도 아니다. 물론 그 기개에 대해서 후대 사람들이 칭송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나 결과적으로 놓고 볼때 남는게 아무것도 없는 장사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출퇴근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하루 근무시간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아웃풋만 있다면, 그걸 평가해낼 수 만 있다면.. (그걸 못한다면 사실상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아무도 뭘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거다.) 그걸 가지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는가? 서로 간에 결과적으로 남는 득실에 대해서 고려를 해야지, ‘충성심’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서야 쓰겠는가.

무조건적이고 고집적인 충성보다, 자기 계발을 통해 스스로도 성장하고 회사 성장을 돕는 것이 진정한 인재이지 않은가?

곰곰히 한번 생각해보자. 내가 속한 기업, 내가 속한 조직은 ‘충신’을 요구하고 있는가? ‘양신’을 요구하고 있는가? 단순히 도덕적 관념에 너무 집착해서, 사회적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눈에 보이는 현상 이면에 숨겨진 것을 간과하지는 않는지 고민하자.

기업가라면,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구성원들로 하여금 ‘충신’보다는 ‘양신’이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서로가 Win-Win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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