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 이채원의 가치투자 by 이채원, 이상건

By | 2008년 1월 5일






이채원의 가치투자10점
이채원.이상건 지음/이콘
내 가슴을 뛰게하는 사람을 만났다..

오랜만이다. 회사일때문에 투자 관련해서는 차마 책을 들춰보지도 못했었는데, 책을 보면서,, 지하철 역을 지나칠뻔하고.. 졸리는 눈을 비벼가며 결국 읽고 말았다. 내용이 대단해서? 글쎄.. 사실 내용으로는 필립 피셔 만큼 쇼킹한 책은 없지 싶다.

그보다는.. 모르겠다. 직접 이런 투자를 안해본 사람들은 수익률만보고 즐거워할지 모르지만.. 이런 고민을 직접해봤던 사람으로써.. 내가 생각하던 것들을 무덤덤하게 쏟아내는 이사람의 내공에 두려움을 느낀다.

가치투자는 시간이 지난다음 돌이켜보면 정말 쉽고 명쾌하고 단순한 투자다. 그러나 그 시간을 지나오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말못할 고민을 안겨주는 투자 방식이기도 하다. 해본 사람은 안다. 그렇게 재미없고, 별로 큰일 안벌어질 것 같은 기업이 뭐가 좋냐고.. 그거 누구나 아는거라서 오를리가 없다고.. 단기간에 수익률 차이 나면 의기양양하게 거봐 나 뭐랬어.. 라는 이야기도 들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정말 무서운 복리를 누리면서 투자를 한다는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그걸 혼자서 한것도 아니고 조직속에서 사람들을 이끌고 해냈다. 아니 하고 있다. 정말 존경스럽다.

그리고 다시 마음을 새롭게 한다. 나도 정말 지겹고 재미없는 주식을 어쩔 수 없이 많은 비중으로 보유하고 있다. 돈을 잃는게 너무 싫어서. 나름 기업을 보는 눈이 있다는, 사람 보는 눈이 있다는 자신감으로.. 감을 가지고 했던 투자.. 다 망했었다. 단타매? 나도 제법 신경써서 했었는데… 성공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실 내 수익률 중 상당 부분을 이런 짓 하는데 날려먹었다. ㅠㅠ)

지금도 지겹고 재미없는 기업을 놓고, 아.. 이거 사는게 잘하는걸까?라는 고민들을 하곤 하는데, 그래.. 주변 상황이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모르는게 문제였다.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한 주식을 팔 필요가 없다. 대신 다른 어떤 주식보다 매력이 있다는 것을 확정 지은 뒤에 말이다.

혹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한가지 당부를 하고 싶다면, 이채원씨가 가치투자가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고 한 것은 사실이다. 정말 가치투자 방식이 모든 사람에게 최선읠 투자 방식은 아니다. 나같이 겁많고 소심하고 대단히 따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둘도없이 좋은 방법이지만, 나름 감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좋지 않다.

우리 회사 직원 중 한명이 원자재 정보를 기준으로 주식에 투자하는데, 정말 귀신같은 솜씨다. 이제껏 잃어본적도 없거니와 한번 투자하면 2~3개월에 50% 정도 수익률은 나나보다. 작년에 연봉보다 벌어들인 돈이 더 많다 그러던데.. 이런 사람들은 또 자기한테 맞는 투자 방식이 있는 법이다. 그러니 꼭 수익률 이야기에 혹해서 이걸 하겠다는 생각보다 내가 어떤 스타일이고 주변의 모든 모함과 상황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나만의 투자 방법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아..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또 하나 느낀점은.. 대가들은 항상 끼리끼리 논다. 벤자민 그레이엄이 유일하게 거래했다는 트위디 브라운만해도 당대 가치투자자들은 다 여기와 알게모르게 연관이 있었다고 하지 않는가? 이채원 상무만해도, VIP투자자문의 최전철, 김민국 대표와 인위적이 아닌 자연스러운 끌림에 의해 만나지 않았던가? 말 잘하는 두 사람, 래리킹(CNN 토크쇼 진행자)과 허브코헨(협상 전문가)도 알고보면 어린시절 친구였다;;

내 주변에 사람들도 그런 사람들이지 않으까? 그다지 인간관계가 넓지는 않은데, 참 특이한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다 뭔가 보이지않는 자기만의 것들을 가진 인물들. 언젠가 나도 이런 책을 쓰면서 이맘때즘 XXX 랑 무슨 이야기를 했었다는 스토리를 쓸 수 있을래나? 아니면 내가 그런 책의 조연으로 출연할 수 있을까?

그건 모르지. 아무튼 만남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뭐 투자 기본서로 삼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머리 속의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잡는데는 정말 좋은 책이다. 투자자라면 반드시 읽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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