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참 사랑 많이 받고 자랐나봐요..”
아는 후배가 나에게 해줬던 말이다. 이 말을 들을 당시에는… 뭐 그러냐고 그랬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다. 아버지나 어머니 양가 집안을 통틀어서 제일 사랑많이 받고 자유롭게 자란게 ‘나’인 것 같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데, 상처없이 자랐을리가 있을까?
이번에 읽은 이 책은 아는 형의 여자친구(미국에서 심리학쪽 공부한다.)가 강력 추천해서 읽은 건데, 뭐랄까? 마치 설교 예화집과 심리학 전문서적을 교묘하게 섞어 놓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덜 딱딱하고 가벼우면서도 차근 차근히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상담 심리의 가장 기본인 자기 이야기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열려고 하셨는지, 자기 자서전적인 모습도 많이 보인다.
아무튼 이런 종류의 책을 읽거나 모임, 강의를 듣게되면 항상 고민에 빠진다.
‘난 어떤 상처가 있지?’
어린 시절 부모님 간의 불화나 뭐 다른 가정의 불화가 가장 대표적인 상처인데.. 물론 우리집도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이었지만, 여느집과 다를바 없는 일들도 많이 벌어졌었다. 고부갈등이라든지, 형제간의 반목.. 집안 내부 사정 등…
그런데 그 많은 일들이 단 한번도 상처로 다가오지 않는다. 남들은 이 상처가 은연중에 뭔가 나에게 영향을 미쳤고, 그것을 치유하지 않으면 건강한 자아상을 가질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나도 건강한 자아상을 가지고 싶지만.. 도저히 상처로 인식안되는 일들을 상처라고 할 수 도 없고 그러다보니 치유라는 것도 받을 이유가 없어진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난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아이다. 착하고(?), 전형적인 모범생의 삶을 살았었는데, 이 책의 저자 또한 그런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삶을 사는 사람치고 정상(?)적인 아이는 없다고 강조한다. 뭔가 건강하지 못한 자아라는 이야긴데..
뭘까? 나에게 있어서 상처란.. 어떤 상처들이 나의 자아상이 건강하지 못하게 만드는 걸까?
예전에 이기복 교수님의 ‘인간관계와 자기 성장’ 수업이 떠오른다. 그래 이 책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죄책감 또한 강한 상처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착한(?) 성격에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고 남에게 상처주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에 작은 것 하나까지도 죄책감의 씨앗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이 책은 순서 자체가 하나의 의미를 담고 있다.
1.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2. 만남에서 상처받고 만남에서 치유되고 3. 하나님 체험을 통한 내면세계 성장 4. 건강한 자아상 만들기와 물려주기
나를 먼저 돌아보고 만남 속에서 생겼던 상처(상처의 90% 이상이 인간관계에서 발생된다.)를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해 치유 받는다. 그리고 하나님의 체험하면서 그 자아상을 키워서 내 후세에 물려준다.
멋진 접근이다. 차가운 이성으로 바라보자면 그저 감성적인 부분을 자극하는 하찮은 잔재주로 보일지 모르지만, 사람의 감성이 삶에서 엄청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 는 없을 것이다.
좀더 건강한 자아상과 관련해서.. 상담, 심리 관련해서 책들을 보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