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최근의 주가 급락과 함께 환율 급등 등 대내외 경제 변수가 요동을 치면서 심리적인 불안감에 상황을 냉철하게 살피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해서 더 큰 일을 만드는 것 같다.
앞선 글 '환율과 조선업체 - 착각속에 사로잡힌 사람들 ..'에서 이야기를 했지만, 계속 조선업체의 선물환 거래와 KIKO 거래를 동일시해서 그냥 환차손, 파생상품 손실이라고 언급하는데 대해서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KIKO?
선물환 거래와 KIKO는 다르다. 아니, KIKO는 선물환 거래이기는 한데, 좀 복잡한 방식이 도입된 상품이다. 그냥 날짜와 금액을 정하고 정해진 날에 환율을 고정하는 방식의 선물환 거래와 달리, KIKO는 주로 특정 계약 환율을 기준으로 해서 그 환율 이상일 경우 정해진 게약 금액만큼 달러를 매도하거나 매수할 권리/의무를 부여한다.
문제는 조선업체들의 선물환은 아무리 환율변동이 생겨도 실제 회사의 수익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반면 KIKO는 2 가지면에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첫번째는 환율 구간. 사실상 환율이 어찌될지 몰라 선물환 거래를 하는 것인데, 여기에 사람들의 간사한 '설마..' 마인드가 끼어들었다. 이 구간을 넘어서지는 않을테야 라는. 따라서 환율이 지금처럼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 특히, 레버리지까지 끼어들어서 감당못할 수준이 되어버리고 있다. (그래서 필자 KIKO를 투기상품으로 분류한다.)
두번째는 거래 시점이다. 계약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필자가 살펴본 몇개 기업에서 KIKO 거래는 월간 단위 거래라는 것을 발견했다(?). 즉, 조선업체 선물환은 한 시점에서 현금의 오고 가는 거래가 발생하는데 반해, KIKO는 매월 환율에 따라 기업에서 돈이 들락날락한다.
잘 살펴보면, 조선업체에서 발생한 실제 거래손실액은 극히 적은 반면 평가손실은 크다. 그러나 KIKO를 거래했던 기업들은 실제 거래손실액이 상당히 크다. (기업별로 계약 조건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긴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월간 단위로 거래를 하다보니 이미 상반기 환율 변동으로 거액의 돈을 날려먹었다(지출했다?)는 이야기다. 한달, 한달 지날때마다 꾸준히 거래 손실액이 늘어가는 것이 큰 문제다.
따라서 중간에 현금흐름이 나빠지는 기업이 있다면, 파산도 피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직원들 월급을 주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한다.
KIKO로 돈 버는 기업들 ..
그러나 파생상품은 대표적 'Zero Sum Game'이다. (은밀히 말하면, 수수료가 나가니 마이너스 섬 게임인가?) 누군가 돈을 잃으면 누군가는 돈을 벌고, 누군가 돈을 벌면 누군가는 돈을 잃어야 하는 시장이다. 따라서, 중소기업들이 이만큼 손실을 입었다면 반대편에 있는 기업은 그만큼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KIKO를 판매한 은행들은 이번 거래로 괜찮은 수익을 올린 것 같다. 비록 은행 전체 수익은 경기도 그렇고 여러가지 내부 사정에 따라 나빠진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외환거래 및 파생상품 관련 순이익은 눈에 띄게 좋아진 것 같다.
대체로 외환 및 파생상품 분야에서 1천억원대 이상의 이익을 올렸는데, 지난해 대비로 신한은행만 수익이 소폭 감소했고 나머지 은행들언 적게는 60%에서 많게는 300% 이상 수익이 급증했다. 물론 여기에는 KIKO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상품들이 엮이고 섞여서 나타나겠지만 KIKO도 여기 한몫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은행을 돌로 치기도 뭣한 상황이다. 다시 냉철하게 생각해보면 만약 은행이 KIKO에대해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고 상품을 팔았다면 사기죄와 별반 다를바 없으니 그에 대한 응당의 처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금감원? 검찰?이 조사 중인 것으로 안다) 반대로 제대로 설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환투기에 따른 고수익에 이끌려 투자를 결정했다면 투자자 또한 책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가 없다.
어쨓든, 투자자로써는 이런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 보다 냉철한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과 현상에 쏠려 지나가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일단 KIKO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기업의 경우 관련 계약 사항을 면밀히 살펴보고 조건이 나쁘다면, 투자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아니면, 이번 KIKO 사태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은행들에 관심을 가져보든지, 그것도 아니면 이런 부정적인 뉴스들로 인해 폭락하는 시장에서 KIKO와 크게 상관없는, 그럼에도 시장 분위기에 쓸려서 동반 폭락하는 기업을 찾아나서는 것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
블랙먼데이 주가 폭락 상황 속에서도 만세를 불렀다는 워렌 버펫이 떠오른다. 부디 현상에 휩쓸려 본질을 못보거나 냉정함을 잃는 일은 없기를 ..

